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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섭취와 건강관련 삶의질 네번째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전 국민에 대해 대표성을 가지는 국민건강영양조사 5개년 (2007-2011년) 데이터를 이용하여 커피섭취와 건강 관련 삶의 질과의 관계를 보았다. 커피 섭취는 건강관련 삶의 질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이 경향성은 남녀모두에서 유지되었다. 또한 커피 섭취 수준에 따른 건강 관련 삶의질 5가지 차원에 대한 각 영역별 건강 상태를 비교해보았을 때에도 커피 섭취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삶의 질 저하가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건강 관련 삶의 질(Health-related quality of
life)은 동반질환뿐 아니라 신체 활동량, 비만도, 배우자의 존재여부, 소득수준, 학력 등과의 관련성이 기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바 있다 (30-32). 이러한 변수들이 커피 섭취 수준과도 관련성을 가질 수 있지만 표 3–표 7에서 볼 수 있듯이 다른 변수들을 보정하였을 때에도 유의성이 보존되는 것을 보았을 때 커피 섭취수준이 독립적으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전체 대상자의 3.8%가 전반적인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 문제 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삶의 질저하와 관련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는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다른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일반 국민의 약 4.1%는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 측면에서 ‘문제 그룹’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문제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33). 이 연구에서는 중증 신체적 질환(암, 심뇌혈관질환, 신부전 등)이 있는 경우와 우울증으로 치료 중인 대상자를 제외하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것은 본 연구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고, 남녀 분율을 보았을 때에도 삶의 질이 저하된 군에서 여성의 분율이 15%가량 더 많은 것 또한 일치하는 소견이었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보았을 때, 커피를 많이 섭취하는 군에서 비만도가 높고, 흡연하는 분율, 폭음하는 분율, 및 일일 칼로리 섭취량이 많은 것은 기존 연구들과 일치하였으며 (34), 전체 대상자 중 원두커피만을 마시는 경우가 616명(3%), 인스턴트커피만을 마시는 경우가 12,607명(56%)으로 나타났는데, 이 분율은 기존의 최근 수 년 간의 국내 커피 섭취 실태에 조사한 연구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5).
커피 섭취와 삶의 질과의 관계를 본 기존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그 외 다른 정신적인 질환으로서 커피와 불안장애, 인지 기능, 우울증, 또는 자살 성공률과의 관계를 본 연구는 상당히 진행되었는데, 한 전향적 연구에서 Lucas는 (18) 50,739명의 우울증이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우울증이 생기는지 추적한 결과 커피를 하루 두세 잔 마시는 경우 일주일에 1회 이하 섭취한 군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5% 감소 (95% CI, 0.75 -0.95)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핀란드에서 시행된 한 연구에서는 43,166명의 남녀를 14.6년 동안 추적하였는데 커피 섭취량과 자살위험이 J 모양의 관련성을 보였고, 하루 8잔 이상의 커피 섭취가 자살의 위험을 58% 증가시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36). 커피섭취가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본 연구로는 스페인에서 시행된 연구로 11,423명의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 단면 연구가 있었다 (37). 삶의 질 변수로 SF-12를 이용하여 신체적 요소(physical composite summary)와 정신적 요소(mentalcomposite summary)를 나누어 관찰하였는데, 남자에서는 커피섭취가 삶의 질과 관계가 없었지만 여자에서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커피를 마시는 군에서 건강 관련 삶의 질(정신적요소)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결국 커피 섭취가 삶에 질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었는데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 방향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기존 연구에서는 전체 커피의 효과와 커피의 종류 별 효과를 나누어 보았을 때 결과가 다르지 않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커피의 종류 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종류별로 상이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의 종류와 상관없이 커피를 섭취하는 행위 자체가 삶의 질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스턴트커피만 마신 경우에는 커피 섭취와 삶의 질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원두커피만 마신 경우에는 그 경향성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인스턴트커피가 더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효과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연구에서 원두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분율이 적었을 뿐 아니라, 커피의 종류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반화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식품섭취빈도 조사 결과에서 커피의 종류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24시간 회상조사 자료에만 의존을 했는데, 24시간 회상조사는 조사 식품 수에 제한이 없고 대상자의 부담이 낮은 장점이 있는 반면 일상 섭취의 측정에 있어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8).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의 경우 단 1회의 24시간 회상조사 결과만으로는 대상자의 장기간에 걸친 평상시 섭취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연구에서 커피의 종류에 관하여서는 자료의 제한이 있고 이에 대해 추후, 보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커피 종류에 대해 정확한 분류를 하여 그 결과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커피 섭취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신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기의 길항제(antagonist)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신경계 변화가 스트레스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9). 대뇌 피질에서 아데노신에 길항작용을 하게 되면 콜린, 도파민은 물론 세로토닌의 유입을 증가시켜 이것이 각성 효과는 물론 행복감(wellbeing sense)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커피의 알려진 효과 중 항산화 효과로 인한결과일 수 있다. 커피는 카페인(caffeine) 뿐 아니라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폴리페놀(polyphenol) 성분으로, 이것은 차(tea)에 함유되어 있는 양보다 무려 4배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40). 폴리페놀은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인데 뉴런(neuron)에서 총 유리 산화기를 줄이고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신경계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41).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커피 섭취와 삶의 질을 다룬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에서 커피의효용을 따져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표성이 있는 자료를 이용하여 충분히 많은 샘플 수(22,519명)를 이용하였고 중증 질환 및 우울증이 있는 대상자를 제외하고 건강한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성별 및 연령대를 층화해서 보았기 때문에 성별, 연령대에 의한 영향을 배제할 수 있고 그 분석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연구결과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본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단면 연구이기 때문에 커피 섭취와 삶의 질 간의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 어렵다. 커피 섭취 수준이 증가해서 삶의 질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삶의 질이
높은 사람이 여러 사회경제학적인 면에서 여유가 더 있어서 커피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또한 커피 관련 조사자료의 한계로 인해 커피의 용량 반응 곡선을 통한 비교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과성 평가에 제한이 있다. 두번째, 본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에 대한 조사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커피섭취 빈도에 대해서는 FFQ를 이용했지만 최다 빈도가 ‘하루3회’까지로 한정되어 있어 그보다 많은 빈도로 섭취하는 경우를 구분해서 볼 수 없었고, 커피의 종류에 대해서는 24시간 회상조사를 이용했기 때문에 조사 시점 24시간 회상조사 만으로는 평소 먹는 습관과 상이한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커피의 종류별 분석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제한된 정보로나마 커피의 종류 별 효과를 구분해서 볼 수 있었던 점은 이 연구의 강점으로도 볼 수 있다. 셋째, 삶의 질에 대한 평가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다. EQ-5D 설문을 이용한 삶의 질 평가가 어느 정도 타당도 및 신뢰도에 대해 입증을 받기는 했지만, 커피 섭취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포함 여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 효과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건강한 성인에서 커피 섭취는 적정량을 마시는 경우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커피의 종류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원두커피의 경우에는 커피섭취와 삶의 질 간에 유의한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추후 이에 대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전향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